
전라도는 예로부터 ‘호남 곡창지대’라 불리며 풍부한 농산물을 생산했고, 동시에 서해와 남해에 면해 있어 어업이 발달한 지역이었다. 이러한 지리적 조건은 필연적으로 교역망을 발달시켰고, 작은 포구마다 장터가 형성되었다. 포구와 장터는 단순한 거래 공간이 아니라 사람과 문화, 생활이 만나는 중심이었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도로와 철도가 발달하면서 많은 포구 장터가 사라졌고, 지금은 그 흔적을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지명 속에는 여전히 과거 장터의 흔적이 살아 있다. ‘장(場)’, ‘포(浦)’, ‘개장터’ 같은 이름은 단순한 명칭이 아니라 수백 년 동안 이어진 생활사의 흔적이다. 본 글에서는 전라도 곳곳에 남아 있는 사라진 포구 장터와 지명을 탐구하며, 그 속에 담긴 역사적 의미를 자세히 살펴보고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