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시대는 불교가 단순한 종교를 넘어, 정치와 문화, 심지어 사관(史觀)에까지 깊숙이 영향을 미친 시기였다. 특히 역사 편찬에서 불교적 세계관은 당시 사람들의 역사 인식 방식에 중요한 틀을 제공하였다. 그러나 불교 중심의 사관은 현실 정치나 사회 구조에 대한 객관적 서술보다 윤회, 인과응보, 업보 등 초월적 관점에 무게를 두었고, 그 결과 역사 기록에 여러 가지 한계를 남기게 되었다. 고려는 삼국통일 이후 문화적으로 가장 성숙한 시기 중 하나였지만, 정작 역사 기록에 있어서는 주체적인 비판보다는 종교적 정당화와 왕권 신성화에 치우치는 경향을 보였다. 오늘날 우리는 이러한 불교 중심 사관이 남긴 역사적 유산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고려시대의 역사 편찬 방식은 단지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의 역사 인식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