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포구 장터 기록

강원도 - 사라진 포구 장터와 지명 속 흔적

by xolo1215 2025. 8. 22.
반응형

강원도는 험준한 산악 지형과 동해와 맞닿은 지리적 조건으로 인해 예로부터 내륙 교역보다는 바다를 통한 생활 기반이 두드러졌다. 산간 지역에서는 곡물 생산이 충분치 않았기 때문에, 어획물과 교환할 수 있는 장터의 존재가 필수적이었다. 작은 포구마다 자연스럽게 장이 형성되었고, 어민과 농민이 교류하면서 경제와 생활이 유지되었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도로와 철도가 발달하고 대규모 항만이 건설되면서 전통적인 포구 장터는 점차 사라졌다. 오늘날 관광지로 이름난 항구들조차도, 그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과거 작은 포구 장터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강원도의 지명 속에 남아 있는 ‘장호(場湖)’, ‘장덕(場德)’, ‘묵호(墨湖)’ 같은 이름은 단순한 명칭을 넘어, 과거 강원도 주민들의 생활사와 교역 문화를 증명하는 귀중한 흔적이다.

강원도 사라진 포구 장터

삼척 근덕 장호항 – 장터와 관광지의 이중적 흔적

삼척시 근덕면의 장호항은 현재 ‘한국의 나폴리’라 불릴 정도로 유명한 관광지이지만, 그 이름은 장터의 흔적을 품고 있다. ‘장호(場湖)’는 곧 ‘장이 서던 바닷가 마을’이라는 뜻이다. 과거 이곳은 작은 포구였으며, 어민들이 잡은 생선을 내놓고 농민들과 물물교환을 하던 장터가 열렸다. 곡물이 부족한 해안 주민들에게는 필수적인 교환의 장이었고, 장날마다 마을은 활기를 띠었다. 지금은 장터는 사라지고 항구 시설과 관광지가 자리했지만, ‘장호’라는 이름은 과거 시장의 기억을 간직한 채 남아 있다.

강릉 주문진 장덕리 – 어업과 장터의 결합

강릉시 주문진읍의 장덕리는 ‘장이 서던 마을’이라는 의미를 지닌 지명이다. 주문진은 오늘날 동해안 대표 항구지만, 그 기원은 어민과 농민이 모여 물자를 교환하던 작은 장터였다. 특히 장덕리 장터는 내륙에서 올라온 곡물과 바닷가에서 잡힌 생선, 소금이 활발히 교환되던 곳이었다. 이곳에서는 단순한 물품 거래뿐 아니라 외지 상인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정보와 문화가 유입되었다. 현재는 도시화로 장터의 물리적 기능은 사라졌지만, ‘장덕리’라는 지명은 과거 공동체 교역의 흔적을 분명히 보여준다.

동해 묵호항 – 어촌 장터에서 산업 항만으로

동해시의 묵호항은 지금은 동해안의 대표 항만 중 하나로 성장했지만, 그 시작은 작은 장터였다. ‘묵호(墨湖)’라는 이름 속 ‘호(湖)’는 곧 포구를 뜻한다. 과거 묵호 포구에는 자연스럽게 장이 형성되었고, 어획물과 내륙 곡물이 교환되었다. 특히 오징어와 명태가 많이 거래되었으며, 장날이면 묵호 인근 마을뿐 아니라 원주, 제천 등 내륙에서 온 상인들까지 모여들었다. 20세기 이후 산업항으로 확장되면서 장터의 기능은 사라졌지만, ‘묵호항’이라는 지명은 장터의 기원을 잊지 않게 한다.

양양 남대천 장터와 내륙 연결

양양군 남대천은 강원도 내륙과 동해안을 연결하는 중요한 교통로였다. 강을 따라 내려온 물품은 포구에서 교환되었고, 장터가 열렸다. 남대천 장터에서는 쌀, 보리, 콩 같은 곡물과 어획물이 활발히 거래되었으며, 장날이면 강을 따라 배가 정박해 물품을 내렸다. 비록 지금은 장터가 사라졌지만, 강 주변의 지명과 기록 속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

고성 아야진 장터와 북방 교역의 흔적

고성군 아야진은 동해 북부에 위치한 포구 마을이다. 과거 아야진 포구에는 장이 서서, 내륙 농민과 어민들이 물품을 교환했다. 특히 아야진은 위치상 북방 교역의 중간 거점으로 기능했는데, 함경도와 강원도의 물자가 이곳을 거쳐 교환되었다. 장터는 단순 경제 공간을 넘어, 남북을 연결하는 생활사적 의미를 지녔다. 오늘날은 작은 어항으로 남아 있지만, ‘아야진 장터’라는 흔적은 여전히 주민들의 기억 속에 전해진다.

강원도 포구 장터의 특징

강원도의 포구 장터는 다른 지역과는 구별되는 특징을 갖는다.

  1. 어획물 중심의 교환: 오징어, 명태, 꽁치 같은 동해 특산물이 주요 거래 품목이었다.
  2. 내륙과의 연결: 곡물이 부족했던 해안 지역은 내륙 농산물과의 교환을 통해 생존을 유지했다.
  3. 관광지로의 변모: 장호항, 묵호항처럼 일부 포구 장터는 사라졌지만, 오늘날 관광지·항만으로 발전하며 과거의 흔적을 이어가고 있다.

강원도 주요 사라진 포구 장터 지명 정리

지역현재 지명과거 기능(포구/장터)특징적 의미
삼척 근덕 장호항 포구+장터 ‘장이 서던 바닷가’, 관광지로 변모
강릉 주문진 장덕리 장터 마을 내륙 곡물과 해산물 교환, 외지 상인 교류
동해시 묵호항 포구+장터 오징어·명태 거래, 산업항으로 발전
양양군 남대천 일대 강변 장터 내륙 곡물과 어획물 교환의 중심
고성군 아야진 포구+장터 북방 교역 연결, 지역 공동체 교역의 거점

지명이 들려주는 생활사

강원도의 지명 속 장터 흔적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주민들의 생활 기록이다. ‘장호’는 장이 서던 바닷가를, ‘장덕리’는 장이 서던 마을을, ‘묵호’는 장터가 있던 포구를 의미한다. 이 지명들은 모두 곡물이 부족한 산간·해안 주민들이 교환을 통해 생존을 이어간 흔적이다. 강원도의 장터는 곧 생활과 생존의 공간이었다.

강원도의 사라진 포구 장터는 지금은 관광지나 산업항으로 변했지만, 지명 속에 여전히 살아 있다. 삼척 장호항, 강릉 장덕리, 동해 묵호항, 양양 남대천 장터, 고성 아야진 장터는 모두 강원도 주민들의 생활과 교역을 지탱한 중심지였다. 특히 강원도의 장터는 곡물이 부족한 해안 지역과 내륙을 연결하는 생존의 장이었고, 동시에 외지 상인과의 만남을 통해 문화와 정보가 오가는 소통의 공간이었다. 이러한 지명은 단순한 옛 흔적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지역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중요한 역사적 기록이다. 앞으로 강원도의 사라진 포구 장터를 발굴하고 기록하는 일은 단순히 과거를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문화유산을 재발견하고 관광 자원으로 확장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