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의 포구는 단순한 배가 오가는 항구가 아니었다. 그곳은 장터의 시작점이자 유통의 중심지였으며, 수많은 사람들의 생계가 얽힌 작은 사회였다. 강이나 바다를 따라 형성된 포구에는 화물 운송을 담당하는 선주부터, 물건을 중개하며 장터와 연결하는 객주, 그리고 지역 행정을 담당하는 포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군이 형성되었다. 이 글에서는 조선 시대 포구 주변에서 활동한 직업군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역할과 사회적 위치, 일상의 모습을 상세히 살펴본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낯선 이 직업군들의 세계는 조선의 경제 시스템과 지역 공동체 구조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열쇠가 된다. 선주(船主): 물류의 핵심, 뱃길의 주인선주는 말 그대로 배의 주인을 의미했다. 하지만 단순히 선박을 소유한 사람이 아니라, ..